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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9-21 12:29
토니 타키타니 소설과 영화
 글쓴이 : 말하는 사…
조회 : 3,995  
저 밑에 보니까 토니 타키타니 소설을 읽고 글 올리겠다고 해놓고 안올렸더군요. 약속 지켜려 올립니다.

정말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소설을 정독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뭐 엄밀히 말하자면 경쟁률이 치열했다기 보다는 먼저 빌려간 나쁜 놈이 연체로 반납을 2달 가까이 안해서 다음 순서가 저임에도 보질 못했었죠.

원래 한 작가가 최고의 글을 쓸 수 있는 한계는 5개라고 합니다. 즉, 6번째 책부터는 작가의 밑천이 다 떨어져 자기 것도 아닌 이야기를 이것저것 보태고 숙성되지도 않은 아이디어들을 짜내는 행태를 보인다고 하기에, 어느 작가건 수필이나 이것저것 다 쓸어담은 산문집 등을 보면 이미 그 작가의 한계가 보이곤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일본과 한국에서는 최고의 작가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너무 다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개해주신 "렉싱턴의 유령" 이라는 단편집을 읽다보면 이미 써먹을 소재는 다 써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마리만 겨우 잡은 이야기를 이것저것 늘어만 놓고 결론도 안만들고 이야기가 도중에 멈추며, 정신상태가 의심이 되는 글조차 눈에 띄더군요.

토니 타키타니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소설과 영화가 흡사하지만, 영화가 더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외롭고 힘든 인생이라는 점에서는 소설이 보다 리얼하지만 비주얼을 통해 표현되는 아름다운 여배우와 옷들, 구두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상실되었을때의 서운함은 훨씬 더 크더군요. 게다가 영화에서는 소설과는 달리 주인공인 토니 타키타니의 구원의 메시지도 함께 던져지므로 보면서 기분까지 좋아짐에 불구하고, 소설에서는 또다시 자신만의 외로운 세계로 침잠해가는 불행한 주인공의 모습에 같이 기분이 씁쓸해집니다.

만약 영화 토니 타키타니가 마음에 드신 분이 계시다면 굳이 소설까지 읽을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영화만으로도 충분히 내용전달이 되고 그 아쉬움과 희망은 훨씬 강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