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팁 | Review & Tip
 
  
 
작성일 : 03-09-03 02:46
[리뷰] 홈-씨어터 페어 매칭 1
 글쓴이 : 문의용
조회 : 12,091  



홈 시어터 시스템이 하이파이 시스템과 가장 다른 점은 당연히 영상 부문이 있고 없음의 차이이다. 그러므로 홈 시어터 시스템에서 디스플레이와 같은 영상 신호의 표시 기기와 DVD 플레이어와 같은 소스 기기는 두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홈 시어터 시스템에서 어떤 사운드가 나는지는 관심 밖의 일로 여겨졌다. 예컨대, 대화면의 영상이나 기존 아날로그 방송 또는 VHS 테이프보다 우수한 화질을 지닌 DVD 타이틀의 영상에만 신경을 곤두세웠을 뿐이다.

그러나 홈 시어터 시스템을 즐기는 사용자가 많아지면, 자연 그 계층도 점차 다양해지게 마련이다. 일체형 홈 시어터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부터 분리형 AV 기기를 갖추고 좀더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사용자,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환경을 갖춘 공간에 성능이 빼어난 시스템을 갖춘 하이엔드 사용자까지, 이제 그 폭은 상당히 넓어졌다. 사정이 이만큼 되자, 그 동안 홈 시어터 시스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음질에 관한 관심은 다시 증폭되고 있다.

하긴, 홈 시어터 시스템의 정수는 영상과 함께 멀티채널 사운드가 아니던가! 하이파이 소스와 달리 대부분의 DVD 타이틀, 즉 영화는 상영 시간 내내 자극적인 효과음을 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므로 두 시간 남짓, 영화를 보면서 귀가 편하지 않다면 영화 보는 일이 기쁘지만은 아닐 터, 그렇다면 좋은 소리란 무엇인가? 매우 애매한 질문이며, 주관적인 답이 가능한 물음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어느 한 기기가 좋은 소리를 낸다고 해서 전체 시스템의 소리가 반드시 좋다는 법도 없다. 다만, 소리의 최초 진원지인 소스 기기가 전체 사운드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

현재 나온 모든 DVD 오디오/비디오 플레이어는 일반 CD를 재생할 수 있다. 따라서, DVD 플레이어가 재생하는 음질이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면 CD 플레이어를 별도로 운용할 필요가 없다는 이점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거의 모든 DVD 플레이어는 그 가격의 고가를 막론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음질을 재생해, 하이파이 소스는 CD 플레이어로 재생하는 편이 훨씬 좋다는 믿음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이 말은 아직까지 유효하다. 그러나 미세한 음질을 따지지 않는, 아니 그럴 만한 실력을 지니지 못한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는 일정 수준의 하이파이 재생력이 있는 DVD 플레이어는 영상과 음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주는 반가운 도구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럽이나 미국 업체의 DVD 플레이어들은 음질이 좋고, 일본의 DVD 플레이어들은 화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CD 플레이어를 제작하면서 그 부문의 노하우를 상대적으로 많이 축적한 유럽과 미국의 업체들의 DVD 플레이어의 하이파이 재생력이 우수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일례로, 영국의 오디오 기기 생산업체 캠브리지 사는 최근 출시한 자사의 DVD 플레이어 DVD300의 광고 포인트를 하이파이 성능에 일방적으로 둘 정도였다. 이번 달 시스템의 DVD 플레이어 역시 하이파이 재생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소문난 제품이다. 아캄 디바 DV88은 아캄 사의 고급 DVD 플레이어로, 디바 DV27이라는 최고급 DVD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그 위세를 상당히 잃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ARCAM DiVA DV88 DVD Player


아캄의 하이파이 디바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의 DV88은 DVD 플레이어로는 보기 드물 정도로 내부 설계가 원칙에 충실하다. 우선, 이 제품은 두 개의 독립적인 전원장치를 설치하고 있는데, 하나는 디지털 회로 부문을 위한 스위치 모드 전원장치이며 나머지 하나는 아날로그 회로 부문용 리니어 전원장치이다.

또한 전원장치의 트랜스포머를 토로이달 방식으로 만들어 자기장 발생을 억제함으로써 내부 신호 전송을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각 채널에는 울프슨 WM8716 오디오 D/A 컨버터가 장착되어 있고, 각 D/A 컨버터의 출력부는 전원을 독자적으로 공급받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우수한 화질과 음질을 위해 오디오와 비디오 신호 전송간에 발생하는 지터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따르고 있다.

아캄 디바 DV88의 실력을 드러내기 위해 AV 리시버는 온쿄 TX-DS898을, 스피커 시스템은 와피데일 사의 최고급 기종 퍼스픽 이볼루션 시리지를 이용했다. TX-DS898은 온쿄 사의 최고급 모델인 TX-DS989의 하위 기종이다. 채널당 출력은 100W이며, 6.1채널 구성의 프리아웃 단자와 7.1채널 구성의 멀티채널 입력단자를 한 조씩 지원하고 있다. 또한 최신 모델답게 RS232 미니 딘 서브 단자를 갖추고 있어 컴퓨터를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ONKYO TX-DS898 AV Receiver


이 제품은 돌비 디지털, dts, 돌비 프로로직 Ⅱ, dts Neo: 6 등을 포함해 THX 서라운드 EX와 dts-ES 등의 사운드 포맷을 지원하고 있다. 게다가 음색 매칭을 중심으로 THX 기준을 만족시킴으로써 THX 인증까지 받았다. 서라운드 백 채널을 뺀 나머지 모든 채널에 24비트/192kHz의 D/A 컨버터를 사용하고 있어 품질 좋은 사운드를 보장하고 있다. 제품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온쿄 사의 AV 리시버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슬라이딩 도어 안에는 수많은 작은 기능 버튼들이 있으며, 중앙의 디스플레이 아래에도 갖가지 작은 버튼들이 즐비한 모양이다. 세련된 느낌보다는 안정감을 주는 컨셉으로, 모양만으로 판단하면 평균적인 점수를 받을 만하다.

퍼시픽 이볼루션 시리즈는 케블라 콘을 사용한 드라이버 유닛을 장착하고 있는 와피데일 사의 최고급 기종이다. 원목 인클로저가 수려한 느낌을 주는 퍼시픽 이볼루션 시리즈는 트위터를 알루미늄의 별도 수납 공간에 넣어 외부 영향에 의한 고역의 착색 현상을 막고 있는 등, 시각적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기능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퍼시픽 이볼루션 시리즈에 사용된 케블라 콘은 두 겹으로 꼬아 만든 것으로 기존 케블라 콘보다 강성이 향상되었는데, 콘의 무게를 줄여 주파수 변동에 따른 대응에 민첩함을 과시토록 했다. 또한 보이스코일을 두껍게 감아 디테일이 살아 있는 두터운 사운드를 그 특성으로 하고 있다.


WHARFEDALE Pacific Evolution Speaker System


아캄 디바 DV88 DVD 플레이어의 하이파이 성능은 소문대로 인상적이다. 전체 대역에 걸쳐 어느 한 곳 모자라는 부분이 없다. 대부분의 DVD 플레이어로 CD를 재생하면, 특정 대역 특히 중역이 약해 맥이 빠진 소리가 되거나, 혹은 특정 대역을 지나치게 부풀려 답답하거나 자극적인 소리가 나기 마련인데, DV88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중역의 재생력도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보컬의 맛이 잘 살아난다. 야신타의 <문 리버>. 전체적인 해상도가 우수해 세밀한 배경음들이 야신타의 보컬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한다. 저역에서 중역으로 올라가는 능력도 상당하다. 이와 같이 우수한 DV88의 하이파이적인 성능은 하이파이 전용 앰프와 연결했을 때, 더욱 잘 드러나겠지만, 온쿄 TX-DS898로도 큰 아쉬움은 없는 정도. 특히, 돌비 프로로직 Ⅱ와 dts Neo: 6 기능을 탑재한 온쿄 TX-DS898 덕분에 일반 CD를 멀티채널 사운드로 듣는 재미도 있다.

아캄 DV88이 보여주는 화질 역시 만족스럽다. 원색을 강조한 화려한 색감은 아니지만, 차분하게 가라앉은 계조 표현력은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영상을 재현한다. 「몬스터 주식회사」와 「아이스 에이지」. 원색이 많이 나오는 타이틀이지만, 오랫동안 보아도 눈이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색감이 부드럽다. 또한 세밀한 영상 표현력을 지니고 있어, 색이 뭉쳐 보이거나 사물간의 경계 부문이 불확실하게 구분되는 경우가 없다.

온쿄 TX-DS898과 와피데일 퍼시픽 이볼루션 스피커 시스템은, 두터우면서도 중립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빠른 대응과 세밀한 묘사력으로 긴박감이 넘치는 타이틀에서 더욱 장기를 발휘한다. 「블래이드 Ⅱ」와 「스파이더 맨」. 박진감 넘치는 배경음악과 폭발력 넘치는 각종 효과음들이 선명하면서도 힘있게 청취 공간을 장악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한 번 장만한 홈 시어터 시스템은 좀처럼 바꾸기 힘든 존재이다. 그래서, 구입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CD 플레이어와 DVD 플레이어를 따로 운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사용자보다는, 하나의 소스 기기로 CD와 DVD를 함께 즐겨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실정이다.

아캄 디바 DV88, 온쿄 TX-DS898은, 홈 시어터 기기는 하이파이 전용 기기에 비해 음질이 훨씬 뒤진다는 지금까지의 평가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만큼의 성능을 지닌 제품들이다. 또한, 하이파이 스피커를 오랫동안 만들어 온 와피데일 사가 내놓은 퍼스픽 이볼루션 스피커 시스템 역시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렇게 보면, 아캄 디바 DV88, 온쿄 TX-DS898, 와피데일 퍼스픽 이볼루션으로 구성한 이번 시스템은, 하이파이 사운드에 필적하는 홈 시어터 사운드가 장기인 구성으로 손꼽을 수 있을 것 같다.
* 마스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1-02 14:31)